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추풍령을 지날 때 영동 근처에 이르면 서북쪽으로 주행봉을 가진 백화산(933m)이 눈에 들어 온다. 황간 쪽에서 올려다 보면 주행봉은 물위를 떠가는 배와 똑같다. 배의 이물과 고물이 확실하고 배 가운데의 돛자리도 분명하다.
주행봉을 산아래 사람들은 쌀개봉이라고도 한다. V자로 갈라진 봉오리가 방아허리를 받치는 쌀개 같다하여 그렇게 부른 듯하다. 주행봉은 산 주름이 거의 없는 판판한 북서 사면이 장관이다. 높이 8백여 미터 내외의 산줄기가 거의 주름이 없고 4킬로미터 정도 뻗어 있다. 비탈이 대부분 가파른 너덜로 되어 있어 더욱 장관이다.
산행은 주행봉 동쪽을 흐르는 석천가에 있는 반야사 근처가 기점이 된다. 연화천이라고도 불리는 석천은 백화산 동쪽에서 협곡을 이루며 굽이굽이 절경이어서 인근의 영동이나 상주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