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해남의 두륜산을 찾았으나 속살을 드러내지 않으려 봄비가 내리네

 

1. 산행지 : 해남 두륜산 730m

2. 산행일자 : 2006.3.18
3. 산행코스 : 쇠노재-위봉(투구봉)-두륜봉-가련봉-오심재-북암-대흥사
4. 산행시간 : 5시간
쇠노재에서 정상 가련봉까지 3시간(두륜봉까지 2시간 30분, 두륜봉에서 정상인 가련봉까지 30분), 가련봉에서 대흥사 까지 1시간 30분, 대흥사에서 주차장까지 40분으로 총 5시간의 산행거리.

  

서울에서 두륜산까지 5시간 30분
사당역을 아침 7시에 출발한 산악회버스가 5시간 30분이 경과한 12시 30분에 쇠노재에 도착한다. 쇠노재가 해발 80m, 530m인 위봉을 가파르게 오른다. 전날 과음 탓인지오늘따라 무척이나 힘이 든다. 30여m의 로프를 잡고 오르는 슬립지대를 오르니 위봉, 간간이 내리는 가랑비에 운무가 자욱하다. 구름속을 걷는지 안개 속을 걷는지 몇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다.

두륜봉은 구름다리로 올랐다가 구름다리를 되내려와 오른쪽으로 우회전....
위봉부터 두륜봉까지는 완만한 능선길, 등산로 주위에 진달래나무도 제법있다. 구름다리를 오르려하는데 선두가 내려온다. 아무리 찾아봐도 가련봉 가는 길이 없어 되내려온다고 한다.  운무 가득한 두륜봉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가련봉은 구름다리를 다시 내려와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아기자기한 암릉에 밧줄이나 발판도 많고...
두륜봉에서 정상 가련봉을 지나 노승봉까지 바위와 암름, 로프, 쇠줄, 발판등이 꽤 많으며 때로는 가파른 구간도 있다.
"사량도지리산 보다 험한데"  
"그럼 사량도 지리산은 여기에 비하면 별거 아니잖아" 
사량도 지리산 보다 밧줄을 잡고 오르는 구간도 많고 힘이 더 드는 것 같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오르기 힘든 코스 . 날씨만 좋으면 암릉과 바위 들의 경관이 볼만할텐데, 그저 앞만 보고간다. 오심재로 내려서니 구름이 다소 걷히는 듯하다.

 

바지가 바지가 아니야...
두륜봉까지 가랑비가 내린 두륜산, 등산로가 질퍽거려 바지가 바지가 아니다. 무릎위까지 흙이 뒤범벅이다.  북암에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과 석탑을 보고 대흥사로 향한다.
 


산행도


정상 가련봉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 비닐 천막속에
대흥사 북미륵암의 암벽에 조각된 고려시대의 마애불좌상으로 높이 4.2m이며 보물 제48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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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대웅전 원경


대흥사


만개한 동백꽃 -대흥사에 동백나무 한그루가 만개하고


대흥사 앞

 

초의선사(草依禪師)


초의선사(草依禪師. 1786~ 1866).

대흥사는 13명의 대종사(大宗師)와 13명의 대강사(大講師)를 배출한 선교양종(禪敎兩宗)의 대가람.
초의는 이 거창한 대흥사표 걸승(傑僧)들 가운데 유독 명품스러운 귀재였다.

조선 불교의 선풍(禪風)을 진작한 대선사, 다도(茶道)를 중흥한 다성(茶聖) 성은 장(張)씨이고
이름은 의순(意恂)이며 본관은 인동(仁同)이다. 법호는 초의(艸衣)이며, 당호는 일지암(一枝庵)인
초의선사(1786-1866)는  조선 후기의 대선사로서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하신 분이다.
그래서 스님을 다성(茶聖)이라 부른다.


대흥사의 동쪽 계곡으로 들어가 일지암을 짓고 40여년 동안 홀로 지관(止觀)에
전념하면서 불이선(不二禪)의 오묘한 진리를 찾아 정진하였다.

         
        歸 故 鄕 詩 (귀 고 향 시)    고향에 돌아오니  癸卯年  - 초의선사  

        遠 別 鄕 關 四 十 秋 (원 별 향 관 사 십 추)    고향 땅을 멀리 나가  사십년이 흘러 갔고,

        歸 來 不 覺 雪 盈 頭 (귀 래 불 각 설 영 두)    지금까지 머리카락 희어진것 알지 못했네. 

        新 基 草 沒 家 安 在 (신 기 초 몰 가 안 재)    샛골은 풀에 묻혀 있으나, 집 그대로 있고,

        古 墓 苔 荒 履 跡 愁 (고 묘 태 황 리 적 수)    무덤은 이끼로 황량하고 발자취만 슬프네.    

        心 死 恨 從 何 處 起 (심 사 한 종 하 처 기)    마음 비웠는데 한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고.

        血 乾 淚 亦 不 能 流 (혈 건 루 역 불 능 류)    피는 말라버렸고 눈물조차 흐르지 못하네.

        孤 丈 更 欲 隨 雲 去 (고 장 경 욕 수 운 거)    외로운 나,구름 흐르는대로  또 가려 할제,

        已 矣 人 生 愧 首 邱 (이 의 인 생 괴 수 구)    수구초심이라는 옛 말이 부끄러울 뿐이네.



대흥사에서 주차장까지 도보 40여분 거리
하산시간이 늦었다. 경내 셔틀버스가 있다하여 셔틀버스를 타려니 보이지가 않아  
부지런히 걷는다. 마침 지나가는 승용차가 있어 손을 들어 세운다.
"서울 가는데 서울까지 모셔다 드릴까요"
"아닙니다. 주차장까지 가면 버스가 있습니다."
운전을 하시는 스님이 웃으시며 여유있게 말씀을 하신다.

"경내버스가 있다던데 운행하지 않나요"
"부도 직전이라 사람이 많을 때만 운행하는 것 같아요"

오래 전에 대흥사에서 원점회귀산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암릉, 암반, 밧줄을 타는 유격코스 같은 능선을 타는 코스가 색다르다.
두륜산은 여러 산행코스가 있는데 쇠노재 코스는 능선과 암릉을 타는

아기자기한 코스이지만 만만치는 않았다.
구름속을 걷는지 안개 속을 걷는지 몇미터 앞도 보이지 않았던 두륜산
화창한 날씨에 쇠노재 코스로 다시한번 발걸음을 하고자 한다.

  

쇠노재 코스 산행기
죽음의 사투속에서 포기한 두륜산 산행! [부산 갈매기 2005.  3.  13]